"난타,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
최근 tvN 'SNL 코리아'(이하 'SNL')를 통해 인기를 얻은 김원해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다수 영화 에 출연해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지만 'SNL'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에서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 앰비, '진중건의 토론배틀'에서 진중권 교수 패러디 진중건을 연기하며 관심을 받았다.
한편 김원해는 난타 1세대이기도 하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에 출연하며 공연계에 길이 남을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김원해는 'SNL' 크루 특집에서 난타 실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원해는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SNL'에서 보여준 난타는 조금 특별했다"고 입을 열었다.
김원해는 "류승룡과 함께 난타를 했다. 난타 1세대다. 거의 10년을 했는데 하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아까운 것도 있어 계속 하게 됐던 것 같다. 하지만 난타 공연을 계속 하다보니 배우로서 타이밍을 놓친적도 있는 것 같다"며 "난타를 했다는 것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좋은 경험이었고 공연계에 큰 족적도 남겼다. 하지만 오래 하다보니 타이밍을 못 맞춘 것이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난타 공연은 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에 갔다. 싸이보다 10년이나 먼저 NBC '투데이쇼'에도 나갔다. 한류가 미약할 때고 일본에도 한류 붐이 일지 않았을 때다. 그럴때 공연하는 사람으로서 전세계 돌아다니며 공연하고 한국 공연을 알리는 것은 뿌듯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것도 있었고 난타 공연을 하다보니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더라. 그래서 잠시 배우를 접었다."
난타를 접은 김원해는 2007년 장사를 시작했다. 김원해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는데 너무 허무했다. 사실 난타에 대한 애증이 더 많다. 배우인데 난타배우라고 하니 '난타'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다"며 "어떻게든 버리고 싶었다. 내가 난타 배우로 활동한 10년이 경력, 이력으로 남는게 아니라 '난타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게해 표현의 한계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타만 잘하고 배우로서는 못한 느낌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실 여러가지 유혹이 있었다. 난타 강사 문의도 많이 들어왔다. 당시 내 1년 수입이 178만원이었다. 그런 시절이었으니 유혹들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수식어를 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난타를 버리려는 생각까지 했다. 난타를 다시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배우로서의 김원해를 알린 뒤에 해야 맞다고 생각했다. 근데 'SNL'에서 다시 하게 될 줄이야.."
김원해는 애증의 감정을 갖게 한 난타를 버리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SNL'에서 난타 공연을 제의 받았다. 크루 특집인 만큼 크루들 특성을 살려야 했고 김원해가 제일 잘 하는 것도 난타였기 때문. 김원해는 "사실 안한지 7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습실에 갔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김원해는 다시 난타 연습에 돌입했다. 그때 김원해는 깨달았다. 김원해에게 난타는 이미 몸에 익숙한 또 하나의 김원해였다. 김원해는 "혼자 연습을 하는데 너무 슬펐다. 7년만에 잡았는데 잘 되더라. 버리려고 했는데 그냥 되더라. 내 몸이 난타를 기억하고 있는게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김원해는 "하지만 'SNL'에서 보여주니 스태프도 깜짝 놀라더라. 관객들도 깜짝 놀라 박수를 쳤다. 생방송인 만큼 불안하기도 했는데 성공했다는게 뿌듯했다. 불을 제때 못불어 손에 화상도 입었지만 즐거웠다. 그래서 난타를 다시 감싸 안았다"고 말했다.
"난타는 배우들 힘이 크다. 관객들이 끝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사람에게 한시간 반 동안 어떻게 저런 에너지가 나오냐고 한다. 인간에게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구나 감탄한다. 난타의 전제는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불을 내뿜고 야채를 썰고 칼도 날아다니고 하는데 한번이라도 바닥에 떨어지면 안된다. 그 연습을 피나게 한다."
허설희 husul@ / 안성후 jumping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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