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생 밀레니엄 베이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동시에 감탄을 자아낸 만 11살짜리 소년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떨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너무 빨리 어른이 된, 소위 말하는 '징그러운' 아이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막상 눈앞에 앉아 있는 이 소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어 긴장된다"고 잔뜩 긴장하자 뭔가 '탁' 풀렸던 것도 사실이다.
성인 연기자들과의 인터뷰와는 대화의 내용도 대답하는 스타일도 완벽히 달랐다. 딱 그 또래 초등학생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져 인터뷰 내내 '엄마 미소'를 짓게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인터뷰에 나선 강찬희는 정식 연기도 '내 마음이 들리니'가 처음이었다. 첫 연기였으나 장난꾸러기 소년의 모습부터 청력을 잃고 난후 충격으로 말문까지 닫은 장애아 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새로운 아역스타의 탄생을 예고하며 주목받았다.
드라마 촬영을 끝내고 평범한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강찬희는 "스태프분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아쉬움이 남아요"라며 "발음이 많이 새서 처음엔 촬영이 정말 겁났어요. NG 내면 다른 분들이 다 고생하시니까 눈치도 보였어요.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셔서 기분도 좋고 자랑스러워요"라고 첫 드라마 촬영 소감을 전했다.
"NG 많이 냈구나?"라고 장난스레 묻자 "많이 낸 것도 아니고 적게 낸 것도 아닌데...열심히 했어요"라고 말했다.
화제를 모은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아나스타샤의 최후의 나날'은 단 다섯번의 피아노 레슨으로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원래 피아노를 조금 칠 줄 알았지만 쉽지 않은 연주곡을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
NG도 몇번 없이 직접 연주했다는 강찬희는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피아노 안 치고 있어요"라고 솔직히 대답했다. "딱 두번 NG를 냈다"고 말하면서도 혹시나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는 않았을지, 거짓말이 되지는 않을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강찬희는 차동주 역의 성인 연기자 김재원에 대해 "저보다 연기를 잘 하시는 것 같아요. 더 차동주라는 역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닮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내가 봐도 강찬희가 나와 너무 닮아서 놀랐다"고 말한 김재원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진짜요?"라며 큰 눈을 굴리더니 이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장면들을 찍은 강찬희는 사이판 절벽신을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았다. 강찬희는 "엄마(이혜영)에게 끌려가는 장면이었는데 바람도 심하게 불고 많이 무서웠어요"며 "맨발로 막 끌려가는데 집에서 나가기 직접에 긁히기도 해서 조금 아팠어요. 그래도 연기니까 다 참았는데 촬영 다 끝내고 후시딘 하나만 빌려달라고 해서 발랐어요"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사다리에 매달려 할아버지의 죽음을 바라보다 추락하는 장면은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촬영이었다. 생각보다 아픈 와이어도 신경써야 하고 섬세한 감정연기도 펼쳐야 했기 때문. 강찬희는 "와이어가 진짜 아팠어요"라면서도 "1년 전에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많이 슬펐는데 진짜 할아버지처럼 눈물이 났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이민지 oing@newsen.com / 이재하 rush@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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