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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학점 주2파’ 박새별, 엄친딸 아닌 꿈을 좇는 소녀(인터뷰)
2010-06-15 06:59:05
 

[뉴스엔 박세연 기자]

‘물망초’ 그리고 박새별. 애절함이라는 감성이 딱 어울린다. 범상치 않은 보이스컬러를 지닌 박새별은 수년째 여성 싱어송라이터 기근에 허덕이던 가요계에 나타난 ‘샛별’같은 존재다. 신인이라기엔 넘치고도 남을 감성과 실력을 지녔기에 더욱 반갑다.
박새별은 유희열,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스 등 내로라하는 ‘엄친아’ 싱어송라이터들이 소속된 안테나뮤직의 홍일점 여가수로 이미 동레이블 팬들 사이에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2008년 10월 첫 미니앨범 ‘다이어리’(Diary)에 이어 1년반 만에 정규 1집 앨범 ‘새벽별’을 들고 돌아왔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이라는 ‘엄친딸’ 이력이나, ‘토이 유희열의 수제자’ 호칭이 굳이 없더라도 호소력 짙은 감성과 음악적 완성도 자체가 남다르다. 지난 봄, 잔잔하게 감성 주자로 떠오른 박새별은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롱런, 어느새 가요계에서 제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데뷔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해 만들었다. 기분이 어떤가.
▲미니앨범 때와는 좀 달랐다. 앨범 작업 과정이 천천히 진행됐고, 녹음에도 직접 간여한 부분이 많아 그런지 완성되고 나니 눈물이 나더라. 가끔 시상식을 보며 따라 울 때가 있었는데, 정말 나의 노력이 하나의 CD로 나왔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다. 한꺼번에 그분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너무 감사했다.

-주위에서 음악에 대한 칭찬이 너무 많더라.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봐주신 분들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대학생일 때부터 보셨기 때문에 하나하나 해가는 것들을 보시면서. 기특해 하셨다. 어쩌면 자식 같은 느낌이셨을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잘 했던 게 아니라 천천히 스텝을 밟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게된 것 같다.

-안테나뮤직은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운명이었다.(웃음) 주위 소개를 받고 기획사에서 데모곡을 한 곡 불렀는데, 너무 떨어서 노래를 완전 망쳤다. 그런데 유희열 선배가 관심을 가지셨다더라.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다. 오랜 동안 가수를 준비했거나 실용음악 전공자였다면 회사에서 눈여겨보지 않았을 것 같다. 완전 백지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고, 내 인생의 축복이다. 처음엔 그냥 음악을 하고 싶었던 철없는 소녀였는데, 주위에서 곡을 써보라고 권유해주셔서 쓰다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


박새별은 여느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새벽녘 음악 작업을 했다. “문을 열면 별이 보이는데, 그 별을 보며 쓴 곡들이에요. 스탠드만 켜둔채 방을 어둡게 해놓고 별빛이 비치는 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 좋아요.” 이어 그녀는 “전 재능(talent)이라는 게, ‘잘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곡을 완성하고 다음날 곡을 듣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밤새 곡을 쓰던 어젯밤을 떠올리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라고 소녀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앨범 타이틀 ‘새벽별’이 ‘박새별’이라는 본명과도 통하는 것 같다
▲원래 이름에서 출발한 건 아니었다. 처음엔 ‘첫 번째 별’을 생각했는데, 그룹 ‘두 번째 달’이 있더라. 그래서 떠오른 게 새벽별이었고, 생각해보니 연관이 있더라.

-타이틀곡 ‘물망초’ 역시 정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곡을 쓸 때 느낌이 있다. 박새별 하면 떠오르는 노래. 이번 앨범에서는 ‘물망초’였다. 슬픈 곡이고, 나 같은 경우 슬플 땐 더욱 슬픈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극대화하는 편인데, 그렇게 한 번 우울해하고 나면 감정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그런 의미에서 ‘물망초’가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드릴 수 있는 음악이라면 좋겠다.

-공감을 형성한다는 게 가수로서 가장 큰 행복일 것 같다.
▲그게 원동력인 것 같다. 음악 하는 게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직업으로 하기엔 힘든 일이다. 처음 가수 됐을 때 느낀 건, 그냥 어디서 노래하면 노래 잘 한다 칭찬을 받았었는데. 가수가 되고 나면 노래 잘 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 이후부터는 평가가 되니까 더 이상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나누며 살고 싶은데, 이제는 내 앨범에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쉽지 않다. 그래도 그때마다 가장 감사한 건. 앨범을 듣고 찾아와주시는 분들, 음악 좋아서 위로 받고 있다는 분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음악 하길 잘 했다 생각하게 되는 원동력이다.


작곡을 전공한 어머니와 피아니스트로 활동한 언니. 이른바 음악가 집안에서 성장한 박새별은 긴 시간 돌고 돌아 비로소 음악이라는 자신의 길을 찾았다.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오던 음악에의 꿈을 마음 속 깊은 곳에 품은채, 본인도 인지하지 못했을지 모를 완숙의 시간을 거친 덕분일까. 그 스스로 너무나 잘 다듬어져 있는 예쁜 보석 같기도. 대학에선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왠지 그녀의 음악에 취해보노라면 음악과 묘하게 교차하는 인간 심리에 대한 느낌이 간절하게 다가온다.


-음악에 대한 꿈은 언제부터 꿨나.
▲대학교 1학년 때. 그 전까지는 음악이라는 걸 내 길이라고 생각 안 했었다. 당시엔 좋은 학점, 좋은 학교 등 외형적 조건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어느 순간 내 자신을 돌아보니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더라. 그저 사람들이 내게 그걸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더라. 하지만 음악은 유일하게 그렇지 않았던(내가 좋아해서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걸 발견하고,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문난 엄친딸이던데 학교생활 얘기를 해보자.
▲15학점 주2파였다.(두둥!) 하루에 8시간씩 들었다. 쉬는 시간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풀로 들었다. 주2파를 하고 나니 ‘이건 인간이 할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 주3파로 바꿨는데 주2가 낫더라.(웃음) 원래 잠이 많은 편인데, 어렸을 때부터 재우려 하면 놀고 싶어서 기를 쓰고 안자는 아이였다. 불면증의 이유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정도?

-음악가 집안이었다 들었다. 언니는 피아노를 쳤다고.
▲언니는 참 예뻤다. 지금도 생각나는 게, 언니는 굉장히 여성스러웠고, 흰 드레스를 입고 늘 예쁜 공주님 같은 이미지였는데, 반면 나는 까무잡잡하고 비쩍 마른, 팥쥐 같은 이미지였다. 언니가 쳤던 피아노가 당시 내 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였다. 햇살이 비치는 언니의 피아노방에서 내가 언니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를 쳤던 기억이 있다.

-학창시절엔 주로 어떤 음악을 들었나.
▲솔직히 얘기하면 외국에 자라서 주로 팝송을 많이 들었다. 재즈나 펑키 음악을 좋아했었다. 나중에 가요를 들어보니 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더라. 처음 가요를 접했을 땐 조원선씨, 토이 음악을 좋아했었고 나중에 유희열 선배를 만났는데, 처음엔 그렇게 대단한 분인 줄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대단하시더라. 국내에서 음악을 하면서 이 분들의 감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가 만 20세였는데, 그땐 굉장히 조급했어요. 왠지 가수에게 나이는 짐이라는 생각에 언제 앨범을 발표해야 하나 마음만 조급하고 막상 내 할 일은 안 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몰라요.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굉장히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 같거든요. 자연스럽게 단련된 지금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해요.”

박새별은 겸손했다. 물론 이제 갓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신인이기에 당연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음악으로써 친근하게 다가가고, 다정다감하게 소통하고 싶어하는 그녀의 꿈은 소박하고 예뻤다. 안테나뮤직의 보컬 대표주자로서 그리고 여성주자로서 나서기에 앞서 딱 그녀다운 출사표를 던졌다.

“전 음악도 우리들 인생도, 경쟁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뭐든 잘 하려고 경쟁만 하는게 아니라. 다같이 잘 살자고, 즐겁자고 하는 거잖아요.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런 것 같아요. 상처도 있지만 행복하고, 또 못해도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게 행복 아닐까요.”


박세연 psyo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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